30개월 아기 소근육 발달을 공부하면서 집에서 해보고 있는 놀이들
지난 글에서는 30개월 아이의 대근육 발달을 살펴보면서 아이와 함께 해보고 있는 균형 놀이와 공놀이에 대해 이야기해봤습니다.
이번에는 소근육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소근육이라는 말을 들으면 처음에는 손가락을 잘 움직이는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공부해보니 손을 사용하는 활동이 단순히 손가락의 움직임만 연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손으로 물건을 잡고 옮기고, 누르고, 끼우는 과정에서 눈으로 보고 손을 움직이는 눈과 손의 협응을 경험하게 됩니다. 한손으로 물건을 잡고 다른 손으로 조작하는 것처럼 양손을 함께 협응하여 사용하는 경험도 자연스럽게 쌓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에게 소근육 발달에 좋다는 놀이를 무조건 많이 해주려고 하기보다는 일상에서 손을 어떻게 사용하는 지 조금 더 자세히 관찰해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물따르기, 선 따라 그리기, 그림 그리기, 구슬꿰기 같은 놀이를 해보고 있습니다.
아직 잘하는 것도 있고 서툰 것도 있지만, 하나씩 해보면서 아이의 모습을 관찰하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30개월 아이의 소근육 발달을 어떻게 관찰해볼까
소근육 발달을 공부하면서 제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아이에게 어려운 활동을 시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평소 아이가 손을 사용하는 모습을 자세히 보는 것부터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작은 물건을 잡을 때 손가락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림을 그릴 때 연필이나 크레용을 어떻게 잡는지, 작은 물건을 옮길 때 손의 움직임은 어떤지 등을 자연스럽게 살펴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모습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물건을 사용하더라도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날이 있고,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아이에게 꼭 해내게 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활동을 경험해보면서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알아가기로 했습니다.
콩으로 시작한 물따르기 놀이
요즘 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물따르기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물을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가 물을 쏟으면 치워야 할 것도 많고, 아직은 실수할 수도 있으니 먼저 콩 같은 고체를 이용해서 옮겨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컵에서 다른 컵으로 콩을 옮겨보거나 따르는 것처럼 해보게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이 있었습니다.
콩으로 할 때는 아이가 꽤 장난을 치는 편이었습니다.
열심히 따르는가 싶다가도 갑자기 주변으로 콩을 흩어버리기도 하고, 컵에 넣는 것보다 콩을 가지고 장난치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놀이가 재미없는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아니면 이전에도 콩따르기는 해봤어서 이 놀이가 조금 지루해진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좋겠다는 판단에 실제로 물이나 우유를 따르게 해보았고, 그랬더니 아이의 모습이 조금 달랐습니다.
신기하게도 진짜 물이나 우유를 따를 때는 훨씬 진지하게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컵을 들고 조심스럽게 따르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같은 '따르기'인데 무엇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아이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아이가 진지해지는 순간이 따로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놀이를 잘하고 못하고만 보는 것보다 무엇을 할 때 집중하는지도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콩으로 할 때는 재미있는 놀이처럼 생각했던 것 같고, 실제 물이나 우유를 따를 때는 자신이 평소에 엄마가 하는 행동을 따라 하는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가 정확히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만 기록하기보다 그때 아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얼마나 집중했는지도 함께 보려고 합니다.
선 따라 그리기는 이제 시작하는 중
소근육 놀이를 하면서 선 그리기도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선을 따라 그리는 것이 서툽니다.
제가 먼저 보여주고 아이가 따라 그려보도록 하고 있는데, 선을 정확하게 따라가기보다는 중간에 다른 방향으로 가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저도 모르게 "여기 선을 따라가야 해"라고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직 시작하는 단계인데 너무 정확하게 하기를 바라는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아이가 선을 따라가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를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발전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싶어서 사진으로 서툰 모습도 남겨두고 있습니다.
조금 삐뚤어져도 괜찮고, 선을 벗어나도 괜찮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연습하는 과정이니까요.
앞으로 아이가 조금 익숙해지면 직선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양의 선도 따라 그려보게 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범위 안에서 천천히 해보려고 합니다.
아무렇게나 그려놓고 "뽀로로야"라고 말하는 아이
그림 그리기도 요즘 자주 하고 있습니다.
아직 무엇을 그리는지 알아보기 어려운 그림을 그릴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림을 다 그리고 나면 꼭 이름을 붙여줄 때가 있습니다.
어느 날은 그림을 한참 그리고 나서 저에게
"이거 뽀로로야."
라고 하더라고요.
그림을 보니 제가 보기에는 뽀로로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아이는 아주 당당하게 뽀로로라고 말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어디가 뽀로로야?"라고 물었을 것 같은데 요즘은 그냥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뽀로로구나. 뽀로로가 뭐 하고 있어?"
하고 물어보면 아이가 또 이야기를 만들어낼 때도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행동 자체도 손을 사용하는 활동이지만, 아이가 자신이 그린 것에 의미를 붙이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그림 그리기는 결과물을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 아이가 무엇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들어보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워했던 구슬꿰기
구슬꿰기는 처음 시도했을 때 아이가 조금 어려워했습니다.
구슬에 끈을 넣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몇 번 시도하다가 잘되지 않으니 포기하려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번에도 제가 욕심을 내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활동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난이도를 낮춰보기로 했습니다.
구슬에 끈을 넣는 것보다 먼저 해본 것
처음에는 구슬에 끈을 완전히 통과시키는 것 대신에 구슬 근처까지 끈을 가져가보는 정도로 바꿔봤습니다.
"여기에 끈을 가져가볼까?"
하면서 구슬과 끈을 가까이 놓고 시도해보게 했습니다.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으니 아이도 조금 편하게 다시 해보려고 했습니다.
저에게는 이 과정이 꽤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이에게 맞는 놀이를 해준다는 것은 아이가 잘할 수 있는 놀이만 골라주는 것이 아니라, 어려워하는 놀이의 난이도를 조금 낮춰주는 것도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아이가 익숙해지면 구슬에 끈을 넣는 과정까지 조금씩 늘려가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여러 개를 꿰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하나를 성공하면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잘하게 만드는 것보다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이 먼저일 때도 있다
소근육 놀이를 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부분입니다.
아이에게 좋은 놀이를 찾아주는 것만큼이나 아이가 너무 어렵다고 느끼지 않도록 조절해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구슬꿰기를 처음 했을 때처럼 아이가 몇 번 해보고 포기하려고 한다면 "조금만 더 해보자"고 계속 시키는 것보다 지금 아이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춰주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선 따라 그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선을 정확하게 따라 그리지 못한다고 해서 계속 연습시키기보다는 지금은 선을 따라가려고 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림 그리기도 예쁘게 그리는 것보다 아이가 크레용을 들고 마음껏 움직여보고, 그 그림에 자기만의 이름을 붙이는 과정이 더 재미있습니다.
30개월 아이와 소근육 놀이를 해보니
소근육 놀이를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물따르기처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림 그리기처럼 별다른 준비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구슬꿰기처럼 아이가 어려워한다면 난이도를 낮춰서 다시 시도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놀이를 하더라도 아이의 반응은 매번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콩으로 따를 때는 장난을 많이 치던 아이가 실제 물이나 우유를 따를 때는 진지해지는 모습도 재미있었고, 아무렇게나 그린 그림을 "뽀로로"라고 소개하는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직 선 따라 그리기는 서툴고 구슬꿰기도 연습이 더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맞는 속도로 조금씩 경험해보고, 어려워하면 난이도를 낮춰주고, 재미있어하면 한 단계 더 해보는 것.
지금 제가 해보고 싶은 소근육 놀이는 그런 방식입니다.
대근육 놀이를 할 때도 그랬지만 소근육도 결국 아이를 잘 가르치는 방법을 찾는 것보다 아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디에서 어려워하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물따르기나 그림 그리기처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놀이부터 하나씩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구슬꿰기처럼 처음에는 어려워했던 놀이도 아이가 조금씩 익숙해지는 과정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아직 저도 배우는 중이고, 아이도 하나씩 배워가는 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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